어릴 적 두려움이 앞서면 생각하지 않아도 "엄마"란 단어가 입에서 쑥 나온다. 모든 아이들이 그래 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엄마를 찾으면 어디서라도 날 위해 달려와 줄 것 같은 엄마, 엄마의 존재감은 드라마 속 대사에서도 나왔듯이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엄마의 전지전능함을 정환이엄마(라미란)를 통해 재치있게 표현한 세 번째 엄마!!!


엄마가 존재하는 집에서 남자들은 다 어린애다. 그걸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은 응답하라 시리즈는 진짜 잘 표현하는 거 같다. 엄마가 없는 집은 무법지대, 조금 더 나이 많은 어린애(아빠), 철부지 아들 둘은 엄마의 부재가 곧 자유의 시작인 것이다. 엄마는 이틀동안 집을 비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전달사항들을 일일이 나열했다. 어차피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지 모르지만 나 없이 세 명의 철부지 남정네들이 잘 지낼 수 있을까란 노파심에 먹는 거, 입는 거, 화장실 사용까지 모든 것들을 지시하고 집을 나섰다.


엄마가 떠나자 보여준 세 명의 모습에 남자들은 대박이라고 외쳤을 것이다. 바지탈의 후 바로 일탈의 세계에 빠져드는 세 남자들이었다. 바로 드러누워 발로 티비를 틀고 과자 부스러기를 뿌려가며 거실 어지럽히고 마요네즈와 마가린에 설탕이라니 정봉이의 괴식까지 이어진 이런 모습들은 엄마가 있으면 불가능한 것이기에 세 부자는 자유를 만끽한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엄마가 터미널 도착했다는 속보가 뜨자마자 세 부자는 청소의 신으로 빙의해 난장판이었던 집을 엄마가 있던 그 집으로 탈바꿈시킨다. 엄마 등 뒤로 세 명의 남자를 보면 마치 라미란이 출연했던 진짜 사나이에서 중대장 역할을 맡아 점호를 진행했던 모습이 그려지면서, 역시 집의 절대권력은 엄마임을 보여줬다. 



거실의 상태를 점검받고 다음 냉장고 검사, 예상과는 달리 무사통과!!! 엄마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러면서 귓가에 들려온 말이 엄마는 서운했다. 엄마 없어도 우리 잘 지냈다고... 그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고 아무 일 없는 건 좋지만 엄마가 없는 빈자리가 보이길 내심 기대했던 정환이 엄마였다.


엄마의 전지전능함을 발휘하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건 나 없이도 잘 지낼 수 있구나란 모습이 정환엄마에겐 속상한 일이었다. 정환이 말대로 아무 일 없었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진건 엄마의 마음이 어렴풋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심리분석전문가로 활동하는 동룡이(이동휘)는 귀신같이 또 해결책을 제시한다.


멀쩡히 라면을 끓이던 정봉이의 손을 지져버리고, 무사히 연탄불 갈기에 성공을 앞둔 아버지에게 연탄쪼개기를 보여주며, 자기 방 옷장을 헤짚으며 반바지 실종 조작사건을 만들어 우리에겐 엄마가 필요합니다라고 어필했다. 구급상자를 들고 번개탄을 가지고 반바지를 단번에 찾아내는 엄마는 행복해보였다. 역시 우리 가족에겐 내가 필요하구나라고 안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진짜 엄마는 전지전능함을 갖고 있다. 그만큼 가족들 알뜰살뜰 챙기느라 수많은 능력들을 얻게 된 것이다. 엄마가 없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얼마 없다. 자연스럽게 그 능력을 맞이할 때가 이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늘도 우리들에겐 엄마가 필요하다. 엄마의 사랑은 집안 모든 곳에 숨쉬고 있음을 느낀 응답하라 198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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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응답하라 1988 5화에서는 세 명의 엄마가 주인공이었다. 엄마란 같은 이름을 가진 세 명의 엄마들, 언제나 골목 평상에 앉아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끈끈한 전우애로 뭉친 함께하는 이웃을 넘어 가족같은 세 엄마의 모습을 다룬 응팔이었다. 


성동일과 이일화에겐 자랑스런 딸이 있다. 큰 딸 서울대생 보라, 시청자 입장에선 그리 살갑지 않은 인물인 보라다. 앞서 보여준 이야기들 속에서 보라는 덕선이에게 단 하나도 양보하지 않는 지랄맞은 큰언니라고 보일 뿐이었다. 그 단점이 장점으로 이어진 건지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운동권 학생 보라다. 티비 뉴스 속 보라의 모습을 보고 엄마(이일화)는 밥 숟가락을 놓친다. 내 딸이 운동권 학생이라는 충격이 아니라 내 새끼 다치면 어떡하나? 무슨 큰 일 당한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다행히도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집으로 돌아온 딸을 보고 안도하는 엄마와,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키운 딸이 공부가 아닌 운동권 학생이라는 게 못마땅한 아빠의 모습이 그려졌다. 성동일은 단호하게 물도 주지 말라고 머리를 밀어버린다고 겁을 주지만 보라는 꿈쩍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보여준 아빠의 모습은 두려움이었을거다 내가 이렇게 하면 물러서겠지 내 딸을 어떻게든 보호하고 싶은 그래서 아빠를 나쁘게 생각해도 좋으니 제발 말 좀 들으라는 마음 속 절규가 겉으론 딸을 이해 못하는 꽉 막힌 아빠처럼 보였을 것이다. 후반부에도 나오지만 성동일은 딸이 잘못했다고 생각 안했다. 그저 안쓰러웠을 뿐이었다. 그 부분은 극 초반에 시위를 벌이던 학생이 꼼짝없이 잡힐뻔한 상황에서 성동일은 5천원을 쥐어주며 격려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다시 엄마에게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 하자면 바로 아래 사진이 보라엄마(이일화)가 보라를 생각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가지 말라고 꼭꼭 가둬 둔 보라가 집밖으로 나가 경찰에게 쫓기다가 결국 경찰서로 끌려갈 상황에서 엄마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자신의 발에서 피가 나는지도 모를만큼 오직 내 새끼를 향한 걱정 하나로 달려와 본인의 등뒤로 딸을 숨긴다. 엄마다 내가 엄마다 내 새끼 내 자식 내 딸을 지키는 내가 엄마다. 짠하다 눈이 촉촉히 젖어오는 대목이었다.


여기서 보라엄마는 보라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서울대 법대 갈 실력이 되는 아이가 장학금 받으려고 사범대를 갔고 무엇 하나 제대로 뒷바라지 해 주지 못했는데도 누구보다 공부 잘 하는 자랑스런 딸로 커온 아이라고 부모는 안다 자식의 마음을, 누구보다 멀리 널리 이해하고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에 보라는 대답했다.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엄마는 잘못했다 대답하지만 그게 아니다. 경찰에게 잘못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엄마에게 하는 말이다. 옳은 일이 잘못된 일이 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든 그냥 엄마 마음 아프게 했단 걸 엄마의 발을 엄마의 말을 엄마의 등을 바라보니 엄마 마음 몰라 준 바보같은 딸임을 보라가 깨달은 것이다.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었고 앞으로도 우리들의 편일 것이다. 분명 내가 잘못한 거 같은데 날 위해 준다. 내 잘못이 아니라며 어쩌면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면서도 그렇게 나를 응원해줬다. 사랑은 논리적인 것이 아니다. 자기 자존심 다 꺾어가며 날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 엄마다. 자랑스런 사랑스런 나의 엄마다. 


우리가 알고 있었고 앞으로 알아갈 엄마의 모습을 가슴 깊이 남게 한 장면이었다. 그렇게 빗속을 아무렇지 않게 뛰어들며 살아온 엄마의 삶, 그 빗속에서 남몰래 뜨거운 눈물을 흘렸을 엄마가 그려진다. 엄마의 마음을 안다면 알았다면 그 빗속에 든든한 우산이 되어 기댈만한 사람이 되길 모든 아드님, 따님들이 되어주세요^^.


오늘은 엄마 한 번 꽈악 안아드리시면 좋겠습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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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엄마는 참 대단하다. 엄마도 세상에 태어나 처음 엄마의 삶을 살아갈텐데 어떻게 뭐든 잘 하는 만랩의 소유자가 되었는지 자식으로선 그 미지의 영역을 밟게 되는 날이 오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나는 남자기에 엄마는 될 수 없지만 적어도 엄마의 마음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공감일 것이다. 그래 난 엄마의 모습이 정말 커다랗게 와 닿았다.


오늘 보여준 응답하라 1988의 엄마는 참 다양했다.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우리 엄마, 나이 든 엄마를 둔 딸인 엄마... 그 속에서 엄마가 안고 있는 상처와 책임감, 희생, 남몰래 울고 있던 엄마의 모습을 선명하게 마주한 하루였다. 


선우(고경표)의 엄마는 아들 하나, 막둥이 딸 하나를 둔 남편을 여읜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다. 그런 엄마에게 시어머니의 존재는 한국사회가 알려주는 환영받지 못하는 시어머니, 그 중에서도 최악의 조건을 갖춘 모습으로 드라마에 등장했다. 아들이 일찍 죽은 것이 선우엄마(김선영) 탓이라는 듯 나무라며 사사건건 트집이였다. 그 설움을 이기지 못하고 선우엄마는 다시 오시지 말란 말까지 했다. 얼마나 가슴 시린 말들을 하는지 보는 내가 화가 날 정도였다. 갖은 쓴소리를 하며 쥐어준 돈봉투도 다시 돌려주는 대목에선 그 돈으로 인해 다시금 돌아올 상처될 말들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같았다. 진짜 시어머니는 가족이 될 순 없는 건가? 내 새끼들 옷 사 입히라는 시어머니의 말 속에 며느리는 제 3자라 칭하는 거 같아 정말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모든 가족들 사이에 진정 끈끈한 가족애가 자리잡혀 있는 가정은 얼마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어머니의 찬바람이 지나가고 친정어머니의 따스한 봄기운이 등장한다. 행여나 자식 부담스러울까 주스 한잔도 허겁지겁, 딸은 이미 알고 있는데 울엄마가 나 잘 사는지 보러 왔구나하는 든든함에 걱정끼쳐드리기 싫어 최고로 좋은 옷을 입고 아이목욕에 정환이네 냉장고도 습격하고 정봉이의 도움으로 연탄창고도 가득 채워넣는 오직 엄마를 안심시키려는 딸의 모습이 그려져 유독 큰 여운이 남았다.





부모는 자식입에 맛있는 거 넣어주는 거, 아프지 않은 거, 잘 살아가는 모습만 보고 싶어하실 거 알기에 그렇게 호들갑을 떨면서까지 친정엄마에겐 최고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다녀간 친정엄마의 편지를 뒤늦게 발견한 선우엄마(김선영), 딸을 위로하는 진심이 가득한 편지와 넉넉하진 않지만 엄마의 마음처럼 새까맣게 타들어간 지폐가 엄마의 마음을 대신하며 딸을 위로한다. 그리고 후반부에 엄마에게 전화를 하며 흐느끼는 선우엄마... 엄마에게 안겨 울던 어린아이의 때로 되돌아 간 듯 그렇게 전화기 너머 엄마의 품에 안겨 울며 그간 서러웠던 마음들을 내려 놓는다. 그도 엄마이기전에 딸이다. 엄마지만 자식인 것이다.


우리네 엄마들은 그렇게 마음 속으로 늘 울고 있다. 삶의 고된 무게, 가족이지만 남보다 못한 대우를 받기도 하는 고부간의 갈등속에 엄마는 치열하게 또 자식들을 키우며 돌보며 다 내어주려 안간힘을 쓰며 오늘도 산다. 그리고 그 힘겨움을 위로하는 또 다른 엄마가 있음에 오늘도 내일도 우리들의 엄마는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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