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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꿈을 꾼다

푸르른 등대 2015. 12. 3. 18:09

저마다 어린시절 하고 싶은 꿈들이 있다. 처음엔 그걸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게 됐는지조차 모르게 꿈을 꾸었고 해가 바뀔때마다 그 꿈은 또 바뀌어갔다. 사춘기 시절을 지나 고등학교 2학년쯤이 되면 주변에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따라 결정하는 것들에 대해 모두 반기를 든다. 그건 할 수 없을 거고, 이건 너무 힘드니까 하지 말라 하고 네가 그걸 할 수 있을 것 같냐?는 등 비아냥섞인 말들을 들어가며 꿈꾸라고 꿈이 뭐냐고 묻던 시간들은 어느 덧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음을 느꼈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박병호란 야구선수가 어린시절 꿈꾸었던 무대에 선다. 일반인은 꿈꿀 수 없는 연봉을 받아가며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한다는 사람들 사이에 동료로 서게 됐다는 말이다. 하지만 많은 팬들과 언론은 축하한다는 말 대신 한국 최고 타자의 위상을 세우지 못한 연봉계약을 맺었다. 그 정도의 계약이라면 하지 말았어야지,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더 좋은 대우를 받았을텐데 이해되지 않는다 박병호 이후의 선수들은 어떻게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을 수 있겠냐는 등 비판의 소리가 높다.

 

사진 - 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그 궁금증의 해답은 오늘 나온 인터뷰와 기사로 접했을 것이다. 결론은 꿈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의 선택이다라는 것이다. 오랜동안 꿈꿔왔던 그 땅을 밟게 됐고 모두가 설 수 없는 정말 선택된 자만이 설 수 있는 곳에 오게 된것 자체로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넥센이란 구단이 본인에게 기회를 주었기에 메이저리그란 꿈의 무대에 오게 됐다는 것 그로 인한 포스팅비와 연봉계약에 대한 부분도 자신이 은혜를 갚았다는 표현을 한 박병호였다. 현실적인 연봉계약의 한 부분은 트윈스 구단이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금액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한국야구 FA시장의 거품논란이 일면서 어느 덧 80~90억대 몸값의 선수가 쏟아져 나오고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높은 연봉을 원하던 모습과 달리 박병호는 야구밖에 모르는 바보, 야구만화 속 야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주인공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자신을 향한 말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향한 판단과 평가, 그 범주 안에 박병호가 있다. 대중들의 마음은 오지랖과 아쉬움이다. 내가 박병호라면 이렇게 안 했을텐데란 생각이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박병호가 꾸어왔던 꿈과 그가 노력한 시간들에 대해서 박병호 자신보다 잘 아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꿈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것이 박병호 마음 가운데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니 이쯤에서 박병호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그가 맺은 계약조건, 돈에 감정을 쏟아부었던 기억들을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줄 박병호의 경기에 더 큰 목소리를 내 주고 응원해 준다면 아마도 돈보다 더 값진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박병호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꿈을 이룬 사람은 꿈을 이뤄가는 사람은 충분히 응원받을만 하다. 박병호 선수 또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이 당신을 향한 관심과 애정임을 이해해줬음 한다.

 

부디 몸 건강히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펑펑 날려주는 꿈쟁이 박병호 선수가 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