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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5시 30분 많은 테니스팬 혹은 이번 2018 호주오픈을 통해 급성장한 정현의 모습을 보고 테니스를 보기 시작한 많은 사람들이 티비 혹은 인터넷 중계를 통해 이제는 해외축구가 아닌 테니스를 보며 치맥을 즐긴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기대감이 많았을 것이다. 이미 경기결과는 모두가 알 듯 정현의 기권패로 끝났다. 첫 세트 6-1 그리고 2세트 경기 중간 메디컬타임을 부르며 기사를 통해 접했던 정현의 물집이 심상치 않은가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메디컬 타임을 통해 휴식과 회복을 하고 다시 경기를 끝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공개된 정현의 발 사진을 보고 경기를 포기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워낙 운동을 좋아하기에 발목도 무릎도 발바닥도 다쳐봤다. 그리고 다리에 관련된 부상이 경기력을 어느 정도 망치냐를 떠올린다면 기존 실력의 반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통증 때문에 경기에 집중할 수 없을 뿐더러 몸의 중심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고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커져 정말 큰 부상을 입었을 땐 트라우마로 헤매다 선수경력을 잃기도 한다. 정현이 그런 정도의 부상이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부상을 당한 채로 경기를 한다는 게 본인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아쉽고 또한 글을 남겼듯 예의가 아니라 느꼈다 한다.

하지만 인터넷 중계를 통해 실시간 댓글을 볼 때 사람들의 반응이 페더러한테 얼었다! 실력차 너무 난다... 역시 여기까지 올라온 거 다 운빨이라는 등 진짜 이 사람들이 정현을 응원하는 사람 맞나? 희망적인 기사들 해외언론들의 호평을 등에 업고 잔뜩 기대에 찬 정현의 모습이 이전 경기들과 너무 달라 다들 그냥 세계 최고 선수와의 대결에 긴장을 너무 심하게 했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데 정현의 발 공개가 이와 맞물려 있다고 생각이 된다. 아직은 어린 이제 막 시작한 테니스의 중심부에 뛰어든 선수, 그 기대와 찬사 그리고 경기포기를 통한 혹평들... 온탕과 냉탕을 왔다갔다하는 반응들에 정현은 분명 상처받았을 수도 있다 생각이 됐다.

그렇기에 정현의 경기포기를 두고 너무나 쉽게 내뱉었던 그들의 말이 쏙 들어가는 사진 한 장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 와중에 감정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본인의 마음을 표현함에 고마웠고 얼마나 아픈지 사진을 통해 공감이 됐다. 어쩌면 이렇게 공개하는 게 모두에겐 제일 좋은 약이 된 거 같다. 많은 이들의 아쉬움과 탄식도 정현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었기에 사진 하나가 그들에게도 위로가 된 거 같다.

이제 시작한 정현의 전성기, 경기 후 페더러의 인터뷰 속에서도 정현을 향한 배려가 있어 고마웠고 경기를 하는 선수가 제일 잘 알 수 있듯 정현의 부상을 직감했고 그로 인해 손쉽게 승리했지만 본인도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아쉬움도 보였다. 결국 페더러는 무실세트로 완벽한 결승을 맞이하게 됐고 정현이 향후 탑텐 안에 충분히 들거라는 격려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언제나 토너먼트에서 우리 편을 이긴 선수가 우승하길 바라듯 페더러가 20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길 바란다.

스포츠는 잘 하면 칭찬받고 잘 못 하면 비난받아야 한다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 분명히 말하지만 비난이 아닌 비판이다. 무조건 너 못 했으니까 욕 먹어라가 아니라 때론 충고, 때론 아쉬움들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앞뒤 없는 폭언들은 선수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솔직히 팬이라는 범주안에 들지 않는 사람들의 말은 무시가 답이지만 사람이기에 들리고 보이는 것들을 외면하긴 쉽지 않다. 이번 대회로 유명세를 치른 정현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났는데 언론이나 대중들의 관심도 이전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아마도 지금과 같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망하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하는 건 한국최초의 그랜드슬램 대회 4강이 처음이라는 것, 그 전엔 8강도 한국테니스 역사엔 없었다는 것, 매번 이와 같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는 것!!! 하지만 정현은 성장 중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응원해줬음 좋겠다. 정현 선수 부상 잘 회복하고 앞으로의 경기에서 이번 대회같이 좋은 기량 좋은 성적 거두길 응원합니다. 앞으로 더 성장할 정현선수의 경기 기대합니다 아자!!! 수고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