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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기사를 접하다가 이렇게 짜증이 난 적은 실로 오랜만이다. 한국의 야구선수들은 왜 이렇게 범죄와 연관이 큰 걸까? 음주운전, 불법도박, 승부조작, 성폭력사건, 더 큰 사건도 있으나 그건 그나마 논외로 두고...


그렇다고 모든 야구선수들이 잠재적 범죄자라고 단정짓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매너, 야구 이외의 자리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넘어 죄라는 범주 안에 속한 일을 하고도 많은 이들을 돈을 지불하고 경기를 즐기고 응원하는 자리에 서 있을 자격이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학교폭력 가해자인 안우진은 인터뷰에서 재학 시절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 됐었다 말하며 "인터넷 댓글이나 여론에 대한 부분은 모두 알고 있고, 본다"며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잊고 감수하려고 한다. 사실 오늘 인터뷰도 어느 정도 생각했었다. 제가 앞으로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인터뷰가 안우진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가 갖고 있는 야구이외의 생활 한 사람의 인격이란 부분에서 너무나 덜 성숙한 모습이 보인다. 불미스럽다의 사전적 의미는 아름답지 못하고 추잡한 데가 있다.


프로야구 선수의 모습 속엔 아름다운 플레이가 있다. 일반인들이 할 수 없는 능력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응원한다 하지만 추잡한 선수를 보고 싶진 않을 것이다. 본인 스스로 추잡한 일을 저질렀고 그 일에 연루되었다는 말은 남의 범죄에 연관이 됐다는 말인데 본인이 주동자는 아니란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안우진이 청소년 대표에서 제외된 당시에도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학교측에서 쉬쉬하고 넘겼다는 것, 왜 그럴까? 학교의 명예? 안우진의 미래? 그럼 피해자는 그저 꽉 막힌 어둠 속에서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사법체계 중 가장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합의를 할 때 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들은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돈 조금 내면 죄도 면할 수 있다. 돈으로도 치유 안 될 시간과 상처에 대한 구상권과 죄에 따른 처벌도 늘 변함없이 있었음 한다. 가진 자의 논리에서 돈으로 해결되는 법 말고 무조건 죄에 응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바란다.


문제로 넘어와서 안우진은 인터넷과 여론이 안 좋다고 인식한다. 본인에겐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잊고 감수한단다. 피해자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지도 모를 상처에 대한 아주 보기 좋은? 대답일까?? 왜 피해자는 안우진이 야구장에서 보란 듯이 뛰는 모습을 보고 접해야 할까?


이 종합적인 상황들을 생각하고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로 강정호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퇴출될 상황에 처했다. 강정호는 나름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으나 사생활 문제로 본인 스스로 흔들리더니 한 번의 실수도 아닌 3번이나 음주운전을 한 혐의 그리고 도주와 거짓말로 메이저리그 야구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상황이다.


안우진은 이런 모습을 보며 무얼 생각할까? 강정호도 얼른 잊고 본업인 야구로 돌아와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안우진의 대답을 유추하면 말이다.


프로란 세계는 아무나 들어서는 곳이 아니다. 그만큼 실력이 뒷받침되야 하고 그에 따른 팬들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상처 준 사람을 기쁘게 응원하기란 쉽지 않다.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야구가 되겠지만 그의 일상이 야구와는 너무 다른 모습을 띈다면 팬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실력 없고 착한 사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고집쟁이를 싫어할 뿐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빨리 여론을 돌릴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용서할 때까지 평생 하는 것이 사과란 것이다. 


용서받기란 쉽지 않다. 용서를 비는 것보다 용서를 하는 게 백만배는 더 힘든 것이다. 왜냐면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을 도려내고 아무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길다. 나 또한 아무런 일도 아닌 작은 기억이 20년째 잊혀지지 않는다. 잠깐의 기분 나쁜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과 배트로 폭행을 당하며 힘든 순간을 맞이했던 피해자는 오죽할까란 맘이 든다.


이미 안우진에 대한 기사와 댓글들은 안 좋다. 좋지 않다.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한다. 야구로 보답하겠다는데 야구 잘 하는 게 우리와 뭔 상관이지? 그건 네가 좋은 일 아닌가? 야구 잘해서 계약금 6억 받는게 왜 우리에게 보답하는 일이지라고 한다.


안우진은 생각해야 한다. 무엇이 잘못인지 무엇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지 올바른 말과 행동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지나가길 바라는 그 일은 안우진=학교폭력가해자라는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살게 될 것이다. 지나가지 않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감수해야 하는 무게만 더 커질 것이다.


난 프로야구를 좋아하지만 요즘 잘 보지 않는다. 사건사고 속 주인공이 되는 야구선수들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질적으로 이미 많이 쇠락한 곳에 관심을 두고 싶지 않다. 좋아하는 이승엽 선수의 은퇴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잘못들을 현재 진행형으로 생산하고 있는 야구판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가장 큰 이유다. 야구가 인기 있길 바란다면 경기장에 들어서는 선수부터 사람들의 응원을 받을만한 기본적인 인격을 갖춘 한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가졌음 한다. 


적어도 저 선수가 야구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야구로 인생의 다른 시야들을 가질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마인드로 야구장에서만의 인기와 실력이 아닌 사회에서도 존경받고 닮고 싶은 인물들을 배출하는 프로야구이길 바란다.


그 무대를 가치 있게 만드는 건 선수와 그 무대를 꾸미는 구단과 협회일테니 모두가 깨끗한 야구판을 위해 좀 더 엄격한 진입장벽을 만드는 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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