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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저비터가 남긴 메세지는?


농구를 어렸을 때부터 했고 좋아했고 사랑했고 그래서 늘 무언가 해야만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는 농구공을 끼고 살았던 것 같다. 운동화는 런닝화, 패션화 같은 건 내 선택지에 없었다. 오로지 농구화 그렇다고 엄청 비싼 농구화를 실컷 살 수 있는 형편도 안 됐고 여러족 갖고 있을 수 있는 때도 아니었기에 어렵게 어렵게 용돈을 모아 농구화 한켤레를 사면 6개월만에 걸레짝이 될 정도로 아웃솔이 없어질 정도로 정돈된 코트도 아닌 흙바닥에서 농구를 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버저비터란 프로그램은 농구실력을 겨뤘고 훈련했고 그 과정들을 방송으로 보여줬지만 정작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농구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보여주려고 했던 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분명 시청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높지 않은 수준의 농구를 보며 답답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공감하며 저게 그렇게 쉽지 않지, 훈련과정이나 선수들간의 호흡과 소통등에 대해서 본인들의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시간들을 농구라는 이름하에 살아왔다. 현재는 첫번째 인기 스포츠는 축구가 된지 오래고 다수의 해외축구중계와 엄청난 실력들의 선수와 미디어로 인해 늘상 그렇듯 가장 많이 보고 듣고 접하며 스포츠의 인기는 높아진다.



농구의 정점은 먼 오래 전 90년 초중반 마이클조던의 전성기시절과 한국농구의 중흥기 연고전과 기아,현대,삼성전자 여러 스타들의 다양한 농구컬러가 있던 아주 흥미진진한 시절이었다. 거기에다가 슬램덩크는 만화까지 엄청난 인기가 있었고 드라마에선 마지막 승부라는 어설펐지만 농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며 인기스타 반열에 올랐던 장동건, 손지창 그리고 가장 큰 수혜자는 다슬이 심은하였다.


이렇게 농구와 연결된 이야기들이 넘쳐나던 시절과 달리 그 시절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시합을 하고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버저비터였다. 그렇기에 방송에서조차 느낄 수 있는 그들의 마음 속 뜨거운 감정들은 다 꺼내보이지 못했던 것 같다. 어쨌든 농구는 스포츠이고 점수가 나고 승부가 결정지어진다. 오히려 열정 보다는 짜증 혹은 좌절감을 더 많이 보았고 그 곳에서 흔들리지 않고 농구를 했던 팀 또한 있었다.


내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우승한 팀의 전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이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양희승 감독의 준비와 전술 그리고 그걸 풀어낼 수 있는 선수구성, 결국 양희승 감독의 팀구상부터 승리를 향한 초석을 잘 쌓은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박빙으로 가야 흥미진진한 스포츠의 재미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은 큰 아쉬움이다. 그만큼 팀 Y의 센터와 가드 포워진은 나무랄데 없는 실력을 보여줬고 다른 걸 떠나 농구에 대한 이해력이 굉장히 높은 팀이었다.



결승상대였던 팀 K의 가드와 팀 Y의 가드 실력차이는 어쩔 수 없이 차이났다. 유태오는 농구를 사랑한 아마추어 농구인이고 오승훈은 선수출신이라는 것만 봐도 경험의 차이는 꽤 크다. 그리고 유태오는 부상의 데미지까지 안고 뛰었기에 화면상으로 보여줬던 아쉬운 플레이가 부상으로 인한 밸런스 붕괴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상을 떠나 공을 주는 속도와 타이밍 공간에 대한 이해력 팀을 이끄는 장악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포지션이 가드다. 



그 가장 큰 차이점을 나타내는 선수가 오승훈이라 팀 Y는 우승이라는 꽃길을 걸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선수구성과 그들의 농구에 대한 구력과 이해도 또한 많이 차이가 나 보였다. 아마도 그들이 어린 시절 즐기며 했던 상대들의 수준도 분명 달랐을 것이다. 스포츠는 경쟁을 통해 한단계 더 발전하기에 훨씬 더 잘 하는 선수들과 부딪히면 무기력해 지지만 결국 많이 지면서 어떻게 하면 이기는지에 대해 알게 되는데 그런 경험치가 팀 Y의 구성원들이 더 높아보였고 거기에다가 양희승감독의 훈련스타일과 전술 또한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김혁은 이전 프로그램에서도 보여줬듯 엄청난 개인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실력에 대해선 크게 나무랄 수 없지만 팀이 흔들릴 때 팀을 끌어주거나 다독이며 제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능력은 부족해 보였다. 아마도 강한 승부욕과 더불어 이미 얘기한 팀원들의 경험부족과 이해도의 차이가 그가 만들어준 기회를 살리지 못함에 답답했을 것이다. 이미 화면에선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왔으니 말이다.



암튼 결국 스포츠는 팀이란 구성원들과 동일한 목표의식과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어떤 장점을 살리고 어떤 단점을 극복해야하는지에 싸움...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이기는 법 보다는 어떻게 하면 지지 않는지 어떤게 농구의 전술인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지 않았을까? 그리고 팀이 패배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 팀원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대한 안내를 해 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농구하던 시절, 한 번이라도 이기고 싶은 마음에 다리에 쥐나도록 뛰고 흙먼지 풀풀 날리는 농구장이라도, 라이트마저 들어오지 않아 달빛을 벗 삼아 농구해도 좋았던 그 마음들을 떠올려보라고 이야기 해준다. 그렇게 농구를 좋아했고 앞으로 좋아해 사랑해 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농구라는 스포츠 자체의 순수성 팀이라는 의미, 그리고 동료애 ... 아 농구하고 싶다 농구하자란 생각을 떠올려 보라고 권한다.


모두가 좋아할 순 없지만 모두가 열심이었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농구를 사랑했던 그 때 그 사람들이 아닌 지금의 세대들도 농구라는 스포츠에 흠뻑 빠져 농구를 건강하게 즐기고 매너있게 다치지 않게 즐기는 작은 계기가 되면 참 좋겠다.


버저비터의 시청률은 미약하지만 농구에 대해 모르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이 되었길 바란다. 이들의 시합과 훈련속에서 보여주는 희노애락을 통해 좋은 길을 찾아 농구라는 스포츠를 모두가 즐기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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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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