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10번지 전편 클로버필드를 나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무언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 큰 그림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아닌 퍼즐조각으로 나눠 영화 끝까지 하나하나의 퍼즐을 맞춰가며 전체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식으로 진행하는 건 전편과 동일하다고 생각이 된다. 그렇기에 나름 쫄깃쫄깃한 긴장감은 이 영화를 보는 매력이 되기도 하고 펑펑 터지고 구르고 파괴되는 휘황찬란한 영상들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가 된다.



전편인 클로버필드보다 더 정적인 영화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벙커가 주요장소이고 그 장소는 협소하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인한 공기오염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는 모든 것이 막혀버린 철저히 폐쇄적인 공간인 벙커에서 진행되기에 미셸(여자)과 하워드는 대립각을 세우게 되고 하워드가 하는 이야기들을 미셸은 신뢰하지 않는다.



무엇이 진실일까? 하워드가 전해주는 이야기와 미셸의 의심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직관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일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긴장감 유지를 잘 해 나간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 또한 미셸과 같이 하워드를 믿지 못하고 자꾸 바깥 세상의 상황을 실제로 보고 싶고 하워드가 숨기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두 사람만 있었다면 지루한 이 상황을 에밋이라는 인물이 미셸과 하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내고 하워드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주며 외계인의 침공을 늘 대비하고 벙커를 만든 하워드에 대해서 조금의 신뢰감은 더해준다. 그러나 미셸과 에밋이 하워드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밝혀지고 결국 밖으로 탈출해야겠단 미셸의 결심은 서게 되는데...



더 이상의 말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되니 이 쯤 접기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영화에 푹 빠져서 보는 감정몰입이 잘 되는 분들이라면 미셸의 심리적 불안상태를 가지고 영화를 즐긴다면 하워드의 강압적인 태도와 말투에 순간순간 놀라고 움츠려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셸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외계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하워드가 얘기해준 외계인의 침공과 공기오염 그리고 바깥엔 살아남은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



클로버필드 전편이 보여준 기괴한 외계인의 모습이 이번에도 보여질까? 암튼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건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묘미는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보는 사람 스스로가 갖게 되는 상상력의 극대화와 긴장감, 그렇기에 보는 사람의 상상력의 크기에 따라 느껴지는 재미는 다르지 않을까 한다. 그 편차는 모든 영화가 그렇듯 누군가에겐 찰진 재미 누군가에겐 그저그런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페이크다큐나 1인칭 시점의 촬영기법, 여러가지의 장르가 많지만 아직까지 한국 관객들은 직관적인 재미를 더 좋아하는 건 맞다. 그래도 영화에 대한 편식을 하지 말고 다양한 장르들을 즐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클로버필드란 나름의 네임밸류가 클로버필드 10번지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놔서 약간은 실망했지만 난 별 세개 정도의 평점은 줄 만한 영화였다. 



아직도 하워드에 대한 궁금증이 남았다는 것 그것 하나만 빼고 기회가 되면 다시 영화를 봐야 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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