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의 꿈과 101명의 소녀들의 꿈은 같을까?
프로그램 시작 전 국민 프로듀서란 말로 엠넷이 잘 하는 대국민투표로 선발되는 11명의 걸그룹 프로젝트 프로그램 첫 방이 어제였다. 연예인이라는 가수라는 꿈을 쫓고 있는 어린 친구들이 피규어 장식장처럼 만들어진 무대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장관이라 해야 할지 보기 불편하다 해야 할지 그것은 아마도 시청자의 몫이겠지만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지원한 참가자들은 같은 방향을 보는 꿈의 동반자같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지원자들은 분명 자신들의 실력과 매력을 어필하며 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고 제작진들은 그 치열함 속에 일어나는 과정과 에피소드 그리고 아직 어린 그들의 상처와 좌절 그리고 눈물들을 끄집어 낼 것이 분명하다.
연예인이 된다는 것 그 중 가수가 된다는 준비과정이 워낙 오래걸리기에 그 기다림의 시간들을 극적으로 담기 위해 구성한 화면들을 보면서 누구나 꿈꾸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모두가 꿈꾸는 그 시간들을 인정받거나 지지받진 못한다는 냉혹한 현실도 떠오른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 존재인 그들 앞에 방송출연이라는 좋은 기회가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낭떠러지 길도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방송을 보니 모두가 가수가 될 만한 재목들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진 않음을 그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다만 11명의 데뷔를 빌미로 꿈꾸는 91명을 소모품으로 사용하진 않길 바랄 뿐이다. 경쟁은 분명히 냉정한 것이고 실력이 안된다면 떨어지는 것도 맞다. 인터뷰 속에서도 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데 본인의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진 부분들을 볼 수 있었다. 따뜻한 경쟁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꿈 많은 소녀들의 성장과정을 격려하는 부분도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가진 시대적 오류들을 방송에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모두가 가수가 될 순 없지만 모든 이들이 노래를 즐길 수 있다 춤 또한 그렇고... 되지 않았다는 절망감보다는 되어가고 있음을,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그 방향도 제시하면서 도착지가 나오기 전 먼저 하차해야 하는 출연자들이 낙오자로 인식되지 않는 배려도 있기를 바라본다.
서바이벌이라는 강한 유혹의 손길로 넌 안돼라는 낙인을 너무 쉬게 찍어버리는 습관들이 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노래를 꿈꾸는 그들 또한 터무니 없다 느껴질 정도로 부족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냉철하게 다시 되돌아보고 정진하기를 응원한다.
그래도 방송을 보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떠올린다면 웃음 포인트는 3단 고음에 도전한 뮤지컬배우 출신 윤서형!! 많은 시청자들이 굉장히 즐거워했다는 걸 기억해줬음 해요 아직이니까 ㅎㅎ 그렇지만 뮤지컬과 가요창법은 완전 다르니까 그 부분은 큰 노력이 필요할거 같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 긴장했는지 목소리도 많이 떨리고 창법이 불안했지만 웃음은 성공 ^^;;
젤리피쉬의 위엄을 잘 보여줬던 3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김세정!! 톡톡 튀는 인상과 친화력 있는 말솜씨로 전혀 긴장없이 무대를 준비하고 가희의 극찬처럼 데뷔한 걸그룹같이 좋은 무대를 선보였다는 건 방송을 본 이들은 공감할 것 같다. 참가자들의 평가도 좋았고 AR을 튼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걸 보면 현장에서 전해진 노래는 더 좋았다는 거 아닐런지?
대형기획사 중 큐브의 전소연을 보면서 이 아이는 정말 천상 연예인이구나라고 느낄 정도의 끼를 보여줬다. 전소연을 보면서 생각난 연예인이 바로 이정현! 배우로도 가수로도 성공한 그녀와 굉장히 닮아있었다. 아마도 연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가수로서 무대에서 보여주는 에너지가 강렬했다. 심사위원 또한 극찬 그리고 치타의 랩 할 수 있냐는 말에 바로 프리스타일 랩으로 존재감 과시!!!
지금 검색어에도 오르내리고 있는 전소미, jyp 소속 연습생으로 한창 뜨거운 감자가 된 트와이스 쯔위와 함께 식스틴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얼굴이 많이 알려진 연습생이다. 데뷔를 앞두고 아쉽게 떨어진 케이스인데 그새 더 성숙해진 무대매너를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가 봐도 실력을 떠나 본인의 매력을 잘 어필할 줄 아는 전형적인 걸그룹 멤버인 것 같다.
분명 이 방송은 여러 잡음들이 많이 생길 것 같긴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숨겨진 재능들은 있으니 그런 부분들을 잘 돋보이게 한다면... 제발 경쟁의 끝으로만 내몰지 않는다면 맘에 들지 않는 기획이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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